언터쳐블 DVD Review

 

" 카포네를 잡고싶나? 놈이 칼을 뽑으면 총을 뽑게, 동료를 다치게 하면 놈들중 하나를 황천으로 보내! 그게 시카고 스타일이야. 카포네를 잡는 길이고. "
1987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숀코넬리가 후보지명이 되었을 때에 나온 장면이다. 007로 액션배우의 이미지가 강했던 숀코넬리를 아카데미가 인정하게한 영화였고 브라이언 드팔마에게 흥행 감독의 입지를 굳이게한 작품이며 무명에 가까웠던 케빈 코스트너와 앤디 가르시아의 이름을 알린 작품이다. 바로 영화 'The Untouchables'에 대한 이야기이다.

- 브라이언 드 팔마의 숙제
브라이언 드팔마 감독에겐 영화 스카페이스(Scarface 1983) 이 후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남아 있었나 보다. 1920년대, 악명높은 갱이었던 알카포네의 별명인 스카페이스를 동명으로 한 이 작품에서, 쿠바난민 출신의 범죄자의 모습을 사실성있게 그려냈는데 감독의 의도와는 상반되게 대중들은 주인공인 '토니몬타나(알파치노분)'의 안티히어로적인 면에 열광하게 되었다. 대부 이 후에 너무나 미화된 마피아의 이미지가 불식되기는 고사하고 새로운 영웅을 만든 것과 다름이 없었다. (당시에 미국 젊은이들에게 알파치노가 연기하던 쿠바식 영어발음이 유행할 정도였다) 갱들의 비열하고 잔혹한 모습을 그리려 했던 드팔마는 다시한번 대중들에게 갱들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부여해야 했을지 모른다. 스카페이스의 오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드팔마의 선택은 선과 악의 극명한 대립을 보여주어야 했을 것이고 그것에 부합되는 장르는 액션 활극 밖에 없다는 것을 감독은 깨달았을 것이다. 그러한 배경 아래 상업성이 완연한 영화를 만들자고 작정하며 만들게 된 영화가 바로 'The Untouchables'이다. 스타급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도, 마피아에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수사대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단순한 시나리오가 나오게 된 이유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 물론 브라이언 드팔마의 숙제는 여기서 끝나질 않았고 6년이나 흐른 뒤에야 영화 '칼리토'를 통해서 감독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숙제를 마무리 한다.
 

 
- 'The Untouchables' 액션 영화의 전형으로 남다.
1930년대 금주법 시대에 시카고는 알카포네의 제국이었다. 행정,경찰 등의 공무집행기관은 이미 알카포네에게 매수된 상태였고 누구도 그와 맞서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젊은 재무성 수사관인 윌리엄 네스(캐빈코스트너분)는 시카고의 배후사정을 잘 알고있는 지미멀론(숀코넬리분)과 함께 수사대를 구성하고 알카포네에 맞서 싸운다.
줄거리 자체는 실화에 근거한다. 실제로 각종 살인, 폭력의 배후였던 알카포네는 영화에서처럼 세금포탈 혐의로 형을 살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드팔마의 3대 갱영화 중 리얼리즘에 입각하여 만든 '스카페이스'나 '칼리토'는 정작 픽션이었고 가장 픽션 다웠던 언터쳐블은 논픽션에 근거하여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The Untouchables'는 전형적 구성의 액션 영화이다. 주인공인 케빈코스트너의 어리숙함을 보완해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스승같은 인물인 숀코넬리, 숀코넬리의 죽음으로 분연히 일어선 주인공은 스승의 복수를 매듭짓고 행복을 암시하며 평화롭게 끝나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이다. 언터쳐블을 중심으로 전작과 후작인 '스카페이스'와 '칼리토'에서 보여준, 지금껏 브라이언 드팔마의 스릴러에서 볼 수 있었던 가학적인 긴장감과 주인공들의 인생에 실패에 따른 비극적 모티브들에 비한다면, 언터쳐블은 동화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이 작정하고 만든 상업적 영화에서 브라이언 드팔마의 실험정신을 찾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그의 스릴러 영화들에서 증명되었던 진지하고 섬세한 스타일을 이 영화에서도 발견 할 수 있는데 주인공 캐빈코스트너의 가족에 대한 심리와 상황 묘사에 충분한 시간을 줌으로써 영화에의 몰입도가 뛰어남을 느낄 수 있다. 자칫 지루함을 유발 할 수도 있고 너무 통속적인 설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87년대라는 시대적인 감수성이 요즘과 같을 수는 없지않나 하는 옹호론을 피력하고 싶다.
 

 
- 실질적인 영화의 주축
영화의 몰입도에 기여한 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능력만은 아니다. 그 당시에 아직 어리숙한 모습의 케빈 코스트너를 보조했던 두명의 명배우가 있었는데,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을 수상한 숀 코넬리를 제외하고도 극중 '알카포네'의 배역의 로버트 드니로가 있었다. 특히 로버트 드니로는 배역을 따내기 위해 머리를 밀고 몸무게를 불릴 정도 였는데, 그런 배역에 대한 집착이 극중에서의 열정적인 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캐나다에서 거래 실패 후에 손가락을 내리 꽃으며 화를 내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대부에서 보여주었던 진지한 마피아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언터쳐블에서의 다혈질적인 모습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숀코넬리의 안정적인 연기와 로버트 드니로의 선이 굵은 연기의 대결은 결국 숀 코넬리의 승리로 돌아갔지만 영화적 완성도에 기여한 점은 두 배우의 무승부라 생각된다.
 

 
- 에이젠슈테인에 대한 애정어린 패러디
언터쳐블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고르자면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기차역 씬이다. 이 씬의 탄생 이전까지 브라이언 드팔마는 히치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었으나 89년 베니스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언터쳐블이 선정되어 비로소 대가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대가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 전함 포템킨 오데사 계단 씬
 
" 전함의 장교와 수병, 카자크 군대와 시민들로 반혁명과 혁명이 확실히 대립·양분되며 둘 간의 적대감만 있다. 내려치는 카자크 병사의 칼, 깨어져 바닥에 뒹구는 안경, 피 흘리는 여인의 얼굴 등은 상황 묘사라든가 감정의 고조를 넘어 관객들에게 단호한 선택을 요구한다. "
- 두산세계백과사전 발췌

 
알려진 대로 기차역 씬은 에이젠슈테인의 대표작인 '전함 포템킨'의 패러디인데 언터쳐블에 관한 여러 평들에서 세뇌시키다시피 강조하였지만 다시 언급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에이젠슈테인의 몽타주 이론에 따른 브라이언 드팔마의 오마쥬는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미 '드레스 투 킬'이나 '보디 더블' 등에서 보여진 스릴러적 긴장감을 일으키는 연출은 위의 전함 포템킨의 "오데사 씬"의 설명 예문처럼 어렵지는 않지만 철저한 계획에 의한 패러디를 답습한다. -아기의 울음소리, 미끄러지는 유모차와 그것을 잡으려는 캐빈 코스트너와 마피아와의 연속되는 총격 장면들이 슬로우 모션, 인물들의 클로즈업과 더불어 교차 반복되면서 영화사에 길이 남겨질 장면이 탄생된 것이다. 특히 씬의 마지막 부분에 케빈 코스트너에게 앤디 가르시아가 총을 넘겨주며 유모차를 슬라이딩하며 잡아내는 장면은 단순히 독특한 액션장면의 하나로 치부되지만 던져지는 총의 위치와 총을 받아내는 배우의 위치, 클로즈업되는 마피아의 얼굴과 더불어 감독의 재해석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결국 에이젠슈테인의 몽타주 이론에서 빠지지않는 실례가 된 것은 단순한 패러디에서 그치지 않은 감독 자신의 치밀한 재해석의 결과이다.
 


 

- 비쥬얼
감독의 연출에 의해 장면장면의 동선에 따라 고려한 색감은 출중하며 언터쳐블 DVD에서도 나름대로 잘 살려낸 편이다. 하지만 14년이라는 장벽을 넘지 못하는 화질의 열화가 가끔 눈에 띄며 잡티 또한 군데군데 발견 할 수 있다. 일반적인 브라운관 TV에서는 무리없는 시청이 가능하겠지만 프로젝터나 HDTV 등의 프로그래시브 지원의 비쥬얼 기기에서는 어느정도의 콘트라스트의 조절이 필수 일것 같다.
필름 원본의 문제를 제외하고서도 파라마운트의 초기 제작 타이틀이기 때문에 비록 아나몰픽 (Anamorphic)으로 컨버팅 되어있긴 하지만 DVD제작에 따른 기술적인 노하우가 없었던 시점이라 DVD타이틀 제작에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 생각된다. 언젠가는 출시될 S.E 버젼을 기다릴 수 밖에 없겠다.

 
 
- 사운드
에니오 모리꼬네가 담당한 음악은 그 명성 만큼이나 훌륭하다. - 이 영화로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거의 영화 전반에 걸쳐서 쓰여지는 에니오 모리꼬네의 배경 음악이 없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언터쳐블의 탄생을 불가능했을 것이다.
DVD타이틀은 돌비 디지털을 지원하고 있다. 프론트에서 주로 들려주는 배경음악은 무난한 편이며 특히 메인타이틀에서 흘러나오는 드럼소리는 우퍼의 성능을 시험해 줄 정도이다. 하지만 정작 우퍼의 능력이 발휘되어야 하는 총소리 등의 효과음들이 나오는 액션 장면에서는우퍼가 잠잠해지는 불일치를 들려주기도 한는데 사운드만을 따지면 절대 레퍼런스가 될 수 없는 타이틀 중에 하나다.

 

 
- 서플
최악의 경우이다. 그 흔한 배우들의 필모그라피는 고사하고 달랑 트레일러 하나만 붙어있을 뿐이다. 메뉴 디자인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사진들만 배열해놓은 건조한 메뉴에 'PLAY'버튼 이외에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타이틀이다. 이 정도의 영화에 이런 최악의 서플이라니, 파라마운트의 처사에 분노할 지경이다.
 

 

- 정리하자
브라이언 드팔마에게 언터쳐블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영화일 것이다. 언터쳐블 이전 까지 '변태','여성혐오주의자'라는 오명을 들으면서 폭력과 에로티시즘의 한계를 시험하던 그에게는 지금까지의 이미지에 한계를 느끼며 그 한계를 뛰어넘고 대중들이나 평론가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불식 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했을 것이다. 언터쳐블의 완성으로 그는 정말 뭔가를 보여주었고 그 자신 또한 이 후의 영화에서 보여지듯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물론 자신의 영화를 패러디 하며 패러디의 대명사라는 말을 즐기며 오만해진 까닭에 현재에 이르러 이렇다할 활동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언터쳐블 처럼 그는 자신의 한계를 느낄때에 다시한번 우리에게 무언가를 보여주려 할 것이다.
수 많은 레퍼런스급 타이틀이 난무하는 요즘이지만 한번 보고는 책장에서 먼지만 쌓이는 영화가 대다수인 요즘이다. 진주만 처럼 화려한 비쥬얼과 사운드를 제공하는 영화의 한계는 항상 그런 일회성에 있다. 언터쳐블은 비록 레퍼런스급 타이틀에 미치질 못하지만 책장에 잠자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dvd타이틀 감상의 바탕에는 항상 영화 본편이 살아 숨쉬고 있다. 꼭 훌륭하게 제작된 타이틀이 전부가 아님을, 꼭 레퍼런스급의 타이틀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는 영화이다. 물론 둘 다이면 더욱 좋다. 이제 우리가 할일은 언제가 다시 출시될 레퍼런스급의 언터쳐블을 기다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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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ON | 2006/08/24 18:03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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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임현 at 2008/01/04 14:55
excell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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